기독교 역사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혀진 기독교 고전이 바로 천로역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목요일(6/13) 개봉된 CBS영화 <천로역정 : 천국을 찾아서>를 오늘 단체 관람하기 앞서, 아껴 두었던 천로역정 책을 다시 한 번 꺼내서 죽 한 번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이 멸망도시를 떠나 새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데요.

그 여정 중에 크리스천이 “신실”이라는 순례자와 함께 새 예루살렘 성을 향해 걸어가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이 바로 두 사람에게 처음에 이 길을 소개해 주고, 안내해 줬던 “전도자”인데요. 그가 마지막으로 두 순례자에게 아래와 같은 조언을 해 줍니다.

“아들들이여,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전에 수많은 고난을 당해야 하며, 어느 도시에 들어가든 결박과 시련이 기다린다는 복음서의 말씀을 들어봤을 겁니다. 그러므로 오래도록 아무런 고통 없이 순례의 길을 갈 수 있기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이미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견뎌낸 터라 잘 아시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많은 고난과 마주할게 확실합니다.

이제 광야를 거의 벗어났으니 조만간 길 끄트머리에 다음에 들어갈 마을이 나타날 겁니다. 거기에 들어가면 원수들이 죽일 작정을 하고 덤벼들 테고 결국 뜻을 이룰지도 모릅니다. 두 분, 적어도 어느 한쪽은 믿음을 피로 입증해 보여야 합니다. 그러나 죽도록 충성하면 하늘나라의 임금님께서 생명의 면류관을 주실 겁니다. 억울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거기서 죽는 편이 남는 쪽보다 훨씬 낫습니다. 살아남은 이처럼 남은 길을 가면서 끔찍한 일들을 겪지 않고 곧장 새 예루살렘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도시에 들어간 뒤에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거든 여태 말씀드린 일들을 기억하십시오. 사나이답게 당당하게 처신하십시오. 힘겹게 씨름하며 올바른 일을 하는 내내 조금도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께 영혼을 드리십시오. 여러분을 지으신 신실하신 창조주를 잊지 마십시오.” (존 버니언, 「천로역정」, 포이에마, 175-178쪽)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천국으로 가는 여정 가운데 있는 순례자인 우리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고난이라는 겁니다. 아무런 고통도 없고, 힘든 일도 없이 순례의 길을 갈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이면,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롬 8:17)임을 기억하십시오. 나아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로마서 8:18)라는 말씀처럼, 장차 나타날 하나님 나라의 영광에 대한 소망을 바라보며, 이 땅에서의 고난의 삶을 견뎌 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