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적인 딜레마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위대한 사도였던 바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선을 행하려는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이 없노라(I want to do what is right, but I can’t.)(롬 7:18)”고 고백합니다. ‘원하는 나’와 ‘행하는 나’ 사이의 간극(gap)이 있어요. 선을 행하려는 원함은 있지만, 도리어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내면의 영적 딜레마입니다. 정말이지 우리도 그렇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운전대만 잡으면 의도치 않게 입이 거칠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영적 딜레마의 원인이 무엇일까요?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롬 7:20). 즉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죄가 내가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분명히 로마서 6장에서 이미 바울이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 대하여는 살아 있는 자로 여길지어다”(롬 6:11)고 했었는데, 다시 내 안에 죄가 남아 있다는 겁니다. 사실 이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죄에 대해서 죽은 자입니다. 즉, 죄의 지배(통치)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는 죄성(sinful nature)이 남아 있어서, 이 죄성이 우리를 자꾸 유혹하고 괴롭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내면에서 벌어지는 영적인 싸움입니다. 육체의 소욕과 성령이 대적하고 싸우는 것이죠(갈 5:17). 이 싸움이 대단히 치열합니다. 사도 바울도 이런 고백을 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Oh, what a miserable person I am! Who will free me from this life that is dominated by sin and death?)”(롬 7:24). 정말이지 죄와 사망에 의해서 지배당하는 이러한 우리 삶으로부터 누가 우리를 자유케 할 수 있을까요? 이런 현실에 우리는 좌절하곤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 곤고한 사람이라는 탄식이 흘러 나올 뿐이에요.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런 비참한 우리 인생에 희망은 없는 것일까요?

사도 바울은 7장 마지막 25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24절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25절에 있습니다. 25절 말씀이 NLT 영어 성경으로 이렇게 시작됩니다. “Thank God! The answer is in Jesus Christ our Lord.” 그렇습니다.

24절에 대한 해답이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죄와 사망에 의해 지배받는 삶에서 자유케 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안에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갑자기 그의 입에서 “Thank God(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라는 감사의 탄성이 터져 나온 것이에요. 사실 25절 후반부에 기록된 것처럼, 여전히 영적인 딜레마 상황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고 있어요. 하지만, 24절과 25절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비록 우리 내면의 갈등 현실은 동일하지만, 우리의 마음 자세가 낙심과 좌절에서 감사와 찬양으로 변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서 계십니까? 24절입니까? 아니면 25절입니까? 24절에서만 머물러 있지 말고, 25절로 넘어가야 합니다. 24절에 머물러 좌절하게 만드는 마귀의 계략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해답은 자꾸 넘어지고 죄를 짓는 연약한 우리 안에 있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치열하게 펼쳐지는 영적인 싸움을 분명히 인식하십시오. 또한 그 싸움에서 넘어지는 우리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십시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능히 하실 주님만 온전히 의지하세요. 주님께서 어떻게 우리 안에서 승리를 주실지를 기대하며 감사합시다. 그리하여 바울처럼,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는 절망의 탄식이 변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는 감사의 탄성이 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어성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