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1월 9일은 동독의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지 28년 만에 무너진 역사적인 날입니다.

그런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당시 샤봅스키(GunterSchabowski)라는 동독 정치국 대변인의 말실수와 이를 잘못 해석한 기자의 오보로 인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샤봅스키는 동독의 해외 여행법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동독 시민의 해외여행이 당국의 허가를 받고 어느 국경 검문소에서도 출국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변인이 실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개정된 해외 여행법안이 즉시 시행될 것이고, 서독으로 여행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샤봅스키의 말을 들은 다른 기자들은 특별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별 반응 없이 있었는데, 이탈리아의 ANSA 의 리카르트 에르만(Riccardo Ehrman) 특파원은 기자회견 후 즉시 로마의 본사에 전화를 걸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The Berlin Wall has collapsed” 라는 제목으로 긴급뉴스를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고 긴급뉴스로 대중에게 방송되었습니다. 에르만 특파원이 이렇게 한 것은 동독 정치국 대변인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원래 기자회견은 국경을 개방하거나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는데, 마치 즉시 서독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말을 들은 동독 시민들은 그날 저녁 베를린 광장에 모이기 시작했고, 그 밤에 베를린 장벽을 통과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군인들은 상부의 지시도 받지를 못했지만, 사람들의 기세에 눌려 28년 만에 베를린 장벽을 개방하게 되었고, 그 일로 인해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이 개방되었던 것입니다.

28년 동안 동독의 개방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고를 했지만, 결국 말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이 일이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까지 수많은 동독의 성도들이 지하교회에서 기도 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