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든지 인터넷 브라우저를 띄워 놓고 그래픽 작업을 한다든지 한 번에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할 때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없다. 비즈니스 코치인 데이비드 크렌쇼의 말이다.

“멀티태스킹은 거짓말이 맞습니다. 그런데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 세상 사람들 대다수가 그걸 진심이라고 믿고 있죠. 우리는 삶의 방식의 하나로 멀티태스킹을 선택했습니다.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뽑내기까지 하죠. 하지만 그런 방식은 실상은 존재하지도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면서 멀티태스킹은 실은 ‘스위치태스킹’이라고 강조한다. 두 가지 업무를 놓고 스위치를 이쪽저쪽을 누르듯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인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스위치태스킹을 멀티태스킹이라 착각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요즘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 그 시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럴 경우 운동 효과는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부상의 위험도 높다고 한다.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과 세상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 세상을 사랑했다가 하나님을 사랑했다가 하면서 자신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단지 주일 예배 때 잠시 정신이 돌아와서 하나님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정성 역시 귀하다. 세상만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사랑할 땐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 하나님과 세상을 동시에 바라볼 수 없으며 종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 문인수, 「그리스도인의 착각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