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예상과 달리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그 속에 유대인 변수가 숨어 있다. 미국의 정책을 다루는 핵심 멤버 중에는 유대인이 끼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클린턴 행정부 때 800여 명의 백악관 직원 중 약 35%가 유대인이었다. 부시 행정부를 움직였던 싱크탱크 격인 네오콘의 연구원 중 대다수가 유대인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외 정책을 정확히 알려면 유대인의 생각을 아는 게 중요하다.
필자는 유대인 자녀교육 전문가로 유대인 고위층을 자주 만난다. 그들이 한국의 군 위안부 문제나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도 소상하게 알고 있는데 놀란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 서부의 유대인 인권단체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대인에게 아픔을 주었던 독일의 나치 전범들은 대부분 죄에 대한 선고를 받고 사라졌거나, 숨어서 수치스럽게 살아간다. 그러나 일본의 전범들은 국민에게 영웅으로 추앙받으며 호화롭게 산다. 어떻게 이런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유대인 인권단체들은 4년 전부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고 세계 여론을 움직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막은 것도 유대인의 영향이 지대함은 물론이다. 독일의 나치정권하에서 죽어간 사람들은 총 1500만 명. 주변국 국민이 900만 명이고 나머지 600만 명이 유대인이다. 그런데도 나치의 만행을 만천하에 알리는 일에 유독 유대인만이 특출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는 교육을 시키기 때문이다. 사회 공의를 세우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세계 역사 속에서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함 이다. 나치 게슈타포의 아히만을 15년간 추적해 아르헨티나 농촌에서 가명으로 숨어사는 것을 1960년에 체포, 이스라엘로 압송한 뒤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유대인 학살의 죄를 물었다.(계속)
-현용수 재미교육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