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크리스천이자 법학자인 저자 김두식이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실험적인 대안을 제시한 책인데요. 특히 책의 제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교회 속의 세상”과 “세상 속의 교회” 어느 구절이 맞는 것일까요? 세상에 침투해 들어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세상 속의 교회”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교회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교회 안에 세상적인 모습이 침투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도행전 8장에 보면, 일곱 집사 중 하나였던 빌립이 사마리아 성에서 전도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빌립의 복음 전파를 통해 사마리아 성의 많은 사람들이 믿고 세례를 받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마침 그곳에서 마술을 행하던 마술사 시몬도 믿고 세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전심으로 빌립을 따라 다닙니다. 하지만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교회 속의 세상”의 모습, 어그러진 크리스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첫째로, 행동의 차원에서 볼 때, 이는 엉뚱한 열심입니다. 비록 시몬이 빌립을 전심으로 따랐지만(13절), 그것은 말씀에 근거한 열심이 아니라, 오로지 “그 나타나는 표적과 큰 능력”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복음의 본질에 벗어난 엉뚱한 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몬에게 이러한 엉뚱한 열심이 나타났을까요? 이는 둘째 모습으로 연결됩니다.
둘째로, 생각의 차원에서 볼 때 이는 잘못된 가치관으로 이어집니다. 왜 시몬이 마술을 행했을까요? 아마도 마술을 통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를 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명예주의적인 가치관입니다. 게다가 시몬은 돈으로 성령의 능력을 사고자 했습니다. 이는 물직주의적인 가치관입니다. 그렇다면, 왜 시몬은 이러한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이는 자연스레 세번째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셋째로, 마음의 차원에서 볼 때 이는 악한 마음입니다. “마음에 무엇을 품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마술사 시몬은 “마음이 바르지 못했”습니다. 남들보다 더 높아지러는 마음,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려는 마음, 즉 교만과 탐심이야 말로 시몬이 품었던 악한 마음입니다.
결국 무엇을 마음에 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품어야 할 마음은 무엇일까요? 빌립보서 2장에 나오는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입니다. 비록 세상은 언제나 올라가라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가 낮아지라고 하십니다. 겸손하고 낮아지는 마음, 자기 부인하는 마음, 자기 십자가를지는 마음, 사랑의 마음,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을 품으시기를 바랍니다.
– 어성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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