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잦은 병치레로 고생하는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해, 그 수도자가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는 슬피 울며 이렇게 고백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떠나셨구나. 하나님께서 이제는 나를 찾아오지 않으시려나 보다.” 수도자는 그동안 고통스런 병을 통해 가까이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광야 같은 척박한 세상에서 사는 까닭에 때때로 견딜 수 없는 어려움으로 인하여 믿음이 흔들립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후 광야 40년을 통하여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스스로를 시험해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만나를 통해서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존재인 것을 깨달으며 하나님의 높으신 뜻을 알게 된 것입니다. 고통스런 시절은 하나님의 은혜가 강하게 임하는 때입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땅에 정착하여 번영을 누릴 때 해방자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고, 그들에게 있어 최고의 우선순위가 바로 하나님인 것을 분명하게 가르쳐주기 위한 사전교육장소였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사는 길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복되게 사는 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수시로 그 길에서 벗어났더라도 말입니다.
우리도 어려운 인생행로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광야를 피하려 한다거나 불평하며 대들려 하기보다는 힘들지만 받아들여야 합니다. 광야에서의 눈물진 경험들을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존재로서의 나를 세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됩니다. 또한 그리하면 우리에게도 가나안이 주어집니다. ‘엑소더스(Exodus)’란 단어에는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길로 나아간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광야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더욱 존귀한 존재로 만드시기 위한 통로입니다.
글:새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