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학교를 설립하셨던 故 김석규 총장님이 3년 전, 향년 103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95세 생신 때 쓰셨던 수기가 그당시 다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내용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룻기 2장에서 룻은 보아스의 배려로 매일 풍족하게 이삭을 주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오미와 룻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요. 그 새로운 도전이 룻기 3장에서 펼쳐집니다. 바로 보아스를 통해서 룻에게 아들을 낳게 하자는 겁니다. 이를 통해 잃어버린 기업을 다시 회복하는 꿈입니다. 이처럼 룻과 나오미는 배불리 먹고 사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잃어버린 기업의 회복이라는 더 큰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꿈을 꾸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룻기 2장에 머물러 있기를 좋아합니다. 보리 한 에바(룻2:17)에 만족해합니다. 나이가 들어 은퇴했는데, 무슨 꿈이냐고, 꿈은 젊었을 때나 꾸는 것이지, 남은 여생 그저 먹을 것 걱정 없이 살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지미 카터(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We are old when regrets take the place of dreams.”(후회가 꿈을 대신하면 우리는 늙는다.) 후회하는 인생 살지 마시고, 룻과 같이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꿈을 품고 도전하는 인생 사시기 바랍니다.                                             – 어성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