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힘에 든든하고 평온하게 둘러싸여
신비로이 보호받고 위로받으며
나는 오늘 그대들과 더불어 살고
그대들과 더불어 새해를 향해 나아가렵니다.

낡은 것들이 아직도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고
불행한 날이 여전히 우리를 가혹하게 짓누릅니다.

아, 주님, 소스라친 우리의 영혼에
당신이 우리를 위해 이루신 구원을 주소서.

넘치도록 가득 찬, 쓰디쓴 고난의 무거운 잔이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라면
선하고 자비로운 당신의 손으로부터
두려워 떨지 않고 감사하며 받겠습니다.

세상에 주신 기쁨과 저 태양의 찬란한 빛을
당신께서 우리에게 다시 한 번 허락하신다면
우리의 지나간 일들을 기하겠습니다.
그때 우리의 생명은 온전히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께서 우리의 어둠 속에 주신 양초들이
오늘 따뜻하고 밝게 타오르게 하소서.
원하신다면, 우리가 다시 하나 되게 하소서.
당신의 빛은 밤에 빛난다는 것을 우리가 압니다.

적막이 우리를 깊숙히 둘러쌀 때에
세상을 가득 채운 저 음악에 몸을 맡겨봅시다.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를 감싸며 울려 퍼지는
당신의 모든 자녀의 찬미 소리에.

선한 힘에 신비로이 보호받으며
우리는 차분하게 다가올 것을 기다립니다.
저녁에도 아침에도 하나님은 우리 곁에 계십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날에도 더욱 확실히!

- 본회퍼(Dietrich Bonhoeff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