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기 위한 여정을 출발하면서 두 번째로 기억할 기본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살아계신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교회가 말씀의 열매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는 또한 말씀의 ‘집’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각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주어지지만, 그 말씀은 결코 그가 속한 믿음의 공동체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초자연적으로 맺어진 다른 그리스도인과 함께하는 삶이다. 더욱이 하나님의 말씀은 그 공동체의 중심이다. 형제에 대한 사랑은 언제나 진정한 묵상에서 흘러나온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 특히 신약성경을 순전히 개인적인 메시지로 여긴다. 우리는 각자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 이것은 진리이나 전부는 아니다! 우리의 구원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나 개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4복음서는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와 동료 그리스도인들 및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계속 말씀한다. 바울도 그의 서신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서로 화해하고 연합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중심이 됨을 강조한다.
말씀은 각 사람이 홀로 있는 시간 속에 주어진다. 그러나 그 시간은 또한 공유되어야 한다. 각자가 말씀 안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가운데 받은 기쁨과 복을 나누는 것이 바로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방법이다. 먼저 혼자만의 시간에 부지런히 연습해야 한다. 매일 아침 하나님과 홀로 있는 시간을 내라. 매일의 훈련을 통해 계속적으로 그리고 의식적으로 내 앞에 계신 주님께 시선을 고정시킴으로써 언제나 하나님과만 홀로 있는 법을 배우라. 그러면 사람들과 그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이처럼 공동체는 말씀 앞에 홀로 머무는 시간에서 시작된다. 성령은 믿는 자 각각에게 말씀을 주신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변화된 삶을 서로 나눔으로써 초자연적인 공동체를 이루게 하신다. 그런 뒤에야 그들은 비로소 제사장 같은 성도들이 되는 것이다.
성령은 하나님의 말씀을 그리스도인의 신부인 교회에게 주신다. 우리 모두는 그의 신부다. 우리는 각자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선물을 받는다. 또한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사랑뿐 아니라 성령이 말씀을 통해 주신 지식과 지혜를 나눈다. 우리의 삶 전체를 서로서로 나누는 것이다.
- 오대원(David E. Ross), 「묵상하는 그리스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