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편 말씀에 보면, “복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2절)라고 말씀합니다. 특별히 “묵상하다(meditate)”라는 단어가 참으로 중요한데요.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은 그의 책 “이 책을 먹으라”에서, 시편 1편에 나오는 “묵상”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유진 피터슨이 기르던 개가 있었는데, 종종 운좋게 동물의 뼈다귀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그러면, 그 뼈를 물고 자기 만의 은밀한 장소로 가서, 뼈다귀를 뜯으면서 이리 뒤집었다 저리 돌렸다 하며 으르렁 거리면서, 빨아 대고, 물어 대고, 홀로 기쁨을 만끽했다고 합니다. 두어시간 그러다가, 그것을 땅 속에 파뭍고, 그 다음 날 와서 또 작업을 해요. 그렇게 뼈다귀 하나로 일주일 정도를 똑같이 반복한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진 피터슨이 우연히 이사야 31장 말씀을 읽다가 자기 개와 똑같은 모습이 성경에 기록된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큰 사자나 젊은 사자가 자기의 먹이를 움키고 으르렁거릴 때에…”(사 31:4) 여기서 “으르렁거리다”라고 번역된 히브리어의 단어가 “하가(hagah)”라는 말인데요. 시편 1편 2절에서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라고 할 때의 묵상이라는 단어도 바로 “하가”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묵상이라는 것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것처럼, 그저 조용한 곳에 앉아서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그 정도가 아니라는 거에요. 이사야서에 나오는 사자가 자신의 먹잇감을 가지고 으르렁거리며 즐기고 음미한 것, 또한 유진 피터슨의 그 개가 자신의 뼈다귀를 가지고 이빨과 혀, 위장과 장기들을 사용해서 며칠씩 반복해서 씹고 삼키는 것이 바로 하가(묵상)이라는 겁니다.
말씀 묵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그냥 눈이나 입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온 몸을 다해서 씹어보고, 맛보고, 먹고, 음미하는 것이 바로 말씀 묵상의 온전한 자세입니다. 시편 119편 97절 “내가 주의 법을 어찌 그리 사랑하는지요 내가 그것을 종일 작은 소리로 읊조리나이다”라는 말씀처럼, 말씀을 사랑해서, 그 말씀을 하루종일 읊조리는 것, 이것이 바로 묵상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자칫 신앙 생활이 위축될 수 있는 이 시기에, 유치부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전교우 말씀 묵상(QT)을 통해서 다시 말씀에 깊이 뿌리 내리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하여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은 복 되고 형통한 인생을 경험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침에 나로 하여금 주의 인자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내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내가 다닐 길을 알게 하소서 내가 내 영혼을 주께 드림이니이다”(시 143:8).
- 어성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