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무의 이파리 하나하나가 하나의 조그만 기적이다. 그 속에서 공기와 물과 햇빛으로 모든 생명체들의 에너지원을 이루는 거대 분자들이 형성되는 것이다. 결국 모든 생명이 – 아무리 고상한 사상이라도, 아무리 위대한 성덕이라도 – 푸른 잎 속의 광합성의 기적을 먹고산다. 그런데 만일 한잎이 “나는 햇빛이 필요 없다” 고 말한다면, 그 잎은 곧 시들어 죽고 말리라.
우리 각자가 교회라는 큰 나무에 붙은 한 잎 한 잎이다. 우리에게 빛을 보내는 태양은 “외로움의 태양” 이신 그리스도이시다.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 안에서 은총의 광합성이 이루어진다. 우리도 마치 잎처럼 그리스도의 빛을 피해가면 시들어 초라해지고, 우리의 생각의 너비가 좁아지고 이웃사람을 위한 일들이 덜어진다. 그러나 만일 똑같은 잎이 “나 혼자 햇빛을 다 차지하리라”고 말한다면 모름지기 그 잎은 나무에서 떨어져서 햇살을 쐬어야 하리라. 몇시간 안가서 벌써 그 잎도 말라죽고 말 것이다. 우리가 교회에서, 단체에서,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총이란 그러므로 고독과 공동체관계라는 두 요소를 결합시켜 서로를 살리는 신비로운 연금술이다. 교회는 속속들이 그리스도의 몸이다. 세포 하나하나가 머리와, 또 머리를 통하여 다른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사랑으로 온전한 일치를 이루고 계신 삼위일체 하나님, 나는 미움과 절망과 불신과 분노 때문에 “하나되라” 고 하신 말씀 안에 거하지 못하였음을, 사랑과 정의와 자유의 결단의 용기가 없어서 복음의 화해 안에 열려진 하나님과 이웃과 세계와 하나 된 복을 누리지 못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나의 죄를 주안에서 용납하여 주시고 오직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심을 따라 사랑으로 하나 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