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신 미국 선교사님 한 분이 한국에 와서 한국 사람을 만나 한국말을 배울 때 참 알아듣기 힘든 말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알았습니다”라는 말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한국 사람들이 “알았습니다”라고 할 때는 두 가지 의미가 있더랍니다.
하나는 “무슨 말인지 말하는 내용을 알아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그대로 순종하겠다”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에게 어떤 말을 했는데 그 사람이 “알겠습니다”라고 하면 무슨 의미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알았다고는 하는데 그냥 말을 알아들었다는 식으로 끝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과 우리 사이가 꼭 그와 같습니다. “하나님, 알았어요.” “아유, 알았어요, 네.” “이런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었어요.”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알았다는 것이 그냥 내용 파악이 됐다는 것으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주님이 내게 말씀하시면 “주님, 알았습니다”라는 말인즉 “그대로 순종하겠습니다”라는 분명한 말이 되어야 합니다. 계속해서 그렇게 해야 비로소 우리의 믿음이 커지는 것입니다.
편안할 때, 어려움이 없을 때가 좋은 것 같아도 그런 때가 오래 지속되면 믿음의 힘이 다 없어집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괜히 가시를 주시고 시련을 남겨두시는 게 아닙니다. 어렵고 정말 죽을 것 같은 고비를 만나도 다 지나고 보면 우리 안에 엄청난 믿음이 생깁니다
그러니까 편안할 때 스스로 조심해야 됩니다. 내가 이렇게 편안할 때 오히려 맥없이 무너지는 나약한 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매일 믿음의 실험을 해보십시오. 편안한 가운데도 믿음의 싸움을 싸울 일은 매일 있습니다.
- 유기성,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