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중에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여우가 길을 가다가 담장 높은 곳에 심긴 포도나무를 봤습니다. 가지에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그것을 따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우의 키를 넘는 높은 곳에 열매가 달렸기 때문입니다. 여우는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결국 포도를 따지 못합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저 포도는 틀림없이 실 거야.” 자기 능력이 부족해서 얻지 못한 것을, 원치 않아 갖지 않는 것처럼 변명한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는 신 포도를 비난하는 여우의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이나 성취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 “저건 해 봐야 별 볼 일 없을 거야”라며 변명하고 합리화합니다.

이러한 자기 위장은 대단히 위험한 태도입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가짜 자신에게 속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자신에 대해 꾸밈이 없어야 회복의 기회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겉모양만 그럴듯한 현대 종교인의 위선과 닮았습니다. 겉모양은 멀쩡해도 속은 부패한 채 껍데기만 자랑하고 있습니다. ‘교만’은 정확히 말해서 거짓된 자랑입니다. 실제는 자랑거리가 없는데 있는 척 자랑하는 것입니다. 이런 껍데기 신앙의 특징은 하나님을 부르긴 해도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형은 하나님 백성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님을 떠난 것입니다. 이런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만나 그분이 주시는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가식의 껍데기를 벗고 정직한 모습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 박성근, 「어둠 속을 걸어가는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