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영주 중고등학교 교장과 이사장을 지냈던 강경훈 장로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일제 말엽에 끌려가 한 달여 간 채석장에서 폭파작업을 했습니다. 오전에는 바위에 구멍을 뚫고 폭약을 넣어 폭파 작업한 후 점심을 먹고 오후에 돌들을 옮기는 중노동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오전에 폭파까지 마친 후 폭파된 돌덩이 위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신앙이 없기에 그냥 밥을 먹었지만 예수 믿는 강경훈은 도시락을 앞에 두고 식사기도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왔는지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그의 도시락을 물고 저만치 달아나 버렸습니다. “강형! 기도 시간에 개가 점심 물고 가요?” 옆 사람이 소리를 칩니다. 눈을 떠 보니까 여기저기서 이 광경을 본 인부들이 킥킥 소리 내서 웃으며 한 마디씩 비아냥거렸습니다. “하나님이 도시락을 못 지켜 주시나” “개 팔자가 상팔자야” “배고픈데 기도는 무슨 기도야! 밥부터 먹어야지” 강경훈은 급히 일어나 도시락을 물고 가는 개를 쫓아갔습니다. 개는 뒤를 힐끗 힐끗 돌아다보며 뛰어 갑니다. 강경훈을 놀리는 것처럼 그가 빨리 따라가면 더 빨리 가고, 좀 천천히 쫓아가면 천천히 가면서 은근히 약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개를 따라 한 참을 달려갔을 때 등 뒤에서 폭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뒤돌아보니 자기가 일했던 채석장에서 나온 소리였습니다. 채석장 돌덩이위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던 동료들이 큰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순간 강경훈은 개가 물고 가던 도시락을 잊어버리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도시락을 물고 달아나는 개를 보고 원망하고 불평했지만 그 개 때문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강경훈 장로는 이 사건을 기억하면서 늘 감사를 드렸습니다. “죽을 것을 죽이지 않으시고 살려주신 하나님, 이제 사는 것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게 새 생명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모든 것이 다 감사합니다. 기억할수록 감사합니다.” 성숙한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고난 중에도, 환란 가운데도, 어려움 가운데도, 시련과 고통 중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 은혜, 도우시는 은혜, 인도하신 은혜, 이 모든 것을 깨달으며 하나님으로 인하여 감사하여야 합니다. 김광일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