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그로쉘’이 지은 [크리스쳔 무신론자] 라는 책이 있습니다. 부제가 참 흥미롭고 도전적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마치 그분이 없는 것처럼 잘 사는 그대에게’ 라고 붙어 있습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래 전에 좀 더 강한 어조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금식하며 십일조를 빠뜨린 적 없고 계명에 철저한 바리새파 교인들, 치렁치렁한 사제복 차림으로 평안히 가라고 들고나며 복을 빌어주었던 종교 지도자들,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었던 서기관들에게 “회칠한 무덤” “독사의 자식들”이라고까지 하신 것을 기억하십니까? 저자는 크리스챤들의 위선과 기만, 탐욕과 교만, 염려와 불신 속에서 헤매는, 그러면서도 감아놓은 태엽처럼 주일날이면 어김없이 교회를 찾는 크리스천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삶이 못 따라가는 지식적인 크리스천, 죄와 회개의 쳇바퀴를 일상처럼 돌며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거의 평생에 걸쳐 되풀이하는 크리스천, 세상적 욕망의 어느 하나도 놓고 싶지 않으면서 동시에 천국도 가고 싶은 크리스천, 십자가도 보혈도 천국도 지옥도 심지어 구원마저도 긴가민가한 크리스천, 무슨 일만 터지면 기도도 하지만 그보다 걱정을 더 많이 하는 크리스천, 부끄러운 과거의 죄에 발목 잡혀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는 크리스천, 교회는 그저 보험 들듯이 등록하고 설교는 교양강좌 비슷하게 듣고 마는 크리스천, 저자는 이 땅의 교회 안에 있으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잘 살고 있는 실천적 무신론자 같은 크리스천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기록하면서 그런 크리스천들에게 “너는 누구냐” 라고 묻고 있습니다. “who are you?” 여러분은 누구십니까?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하나님 없이 너무나 잘살고 있지는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