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로부터 수많은 유대인을 구한 체코의 오스카 쉰들러, 폴란드의 이레나 센들러,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이탈리아인이 있습니다.
토스카나의 철인, 피렌체의 영웅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자전거 챔피언 지노 바탈리(Gino Bartali 1914~2000)가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대인 800명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그의 사후에 밝혀졌습니다.
당시 이탈리아가 연합군에게 항복하자 그에 분노한 독일은 이탈리아를 점령하고 유대인을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유대인과 친분이 있었던 지노 바탈리는 유대인들이 다른 나라로 피신 할 수 있게 돕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안젤로 추기경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위조 여권을 만들어 유대인들을 중립국으로 탈출시킬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유명한 사이클 선수였던 그는 여권을 만드는데 필요한 서류와 발급된 위조 여권을 자전거 안장에 숨긴 채 대회 연습을 핑계로 검문을 피해 다니며 유대인들에게 전달하였고 마침내 이탈리아에 거주했던 800여명의 유대인들은 무사히 중립국으로 탈출 할 수 있었습니다.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해 그가 자전거로 달린 거리는 무려 80만 km에 달했다고 합니다.
2012년 이스라엘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재단에서는 그를 이탈리아의 쉰들러라 칭하며 그의 이름을 기념비에 새기고 특별 명예 상을 수여했습니다. 죽을 때까지도 자신이 유대인을 도운 일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그의 겸손은 그의 짧은 말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좋은 것이란 어떤 일을 하는 것이지, 그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옷 위에 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다는 메달도 있다.”
– 주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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