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가 쓴 “인생 길”이란 소설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여인이 현자 앞에 나아 왔습니다. 현자의 “그대들의 죄가 무엇인고?” 하는 질문에 한 여인은 시종 고개를 들지 못하고 흐느끼며 말했습니다. “저는 천벌을 받아야 마땅한 죄인이랍니다.”이렇게 말을 시작하더니 그동안 지은 죄를 하나하나 털어놓으며 젊었을 때 본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달아난 것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선 말을 잊지 못하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여인은 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 여인은 죄를 자복하는 여인을 경멸하는 눈치였습니다.

현자는 두 여인에게 저쪽으로 가서 돌을 주어오라고 명했습니다. 죄를 고백한 여인은 무거운 돌을 가져오는 것으로 속죄의 방법으로 알고 있는 힘을 다해 끙끙대며 큰 돌을 들고 왔습니다. 그러나 뒤의 여인은 별 생각 없이 돌아다니다가 자갈 몇 개를 들고 왔습니다. 그러자 현자는 가져온 돌을 다시 제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 무거운 바위를 가져온 여인은 쉽게 그것이 놓여있던 자리를 알아서 제자리에 같다놓았지만 뒤의 여인은 작은 돌맹이가 있던 자리를 쉽사리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도 이와 같은 것이다. 큰 죄를 깨닫는 사람은 크게 회개하여 본심으로 돌아갈 수가 있으나 작은 죄를 무수히 지으면서도 회개할 줄을 모르는 사람은 더욱 죄에 빠지면서도 자신을 모르고 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