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으로 이름 난 평양을 색향(色鄕)이라고 하였다. 이 평양에 예수교가 들어와 판을 치기 시작했던 100여년전 예수쟁이들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들고 일어난 평양기생들 큰일 났다 빨리 빨리 예수쟁이들을 잡아라.- 예수쟁이를 잡으려면 길선주 목사부터 잡아라. 유명한 평양기생들과 유명한 길선주 목사와 싸움이 붙었다. 길선주 목사는 3.1 독립선언서의 서명자이기도 했지만 평양을 온통 예수 판으로 몰고 가는 불세출(不世出)의 전도사 평양의 중심 장대현 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에 힘을 방출(放出) 평양은 빛바랜 색향이 되어 가고 기생들은 울고 있었다. 이때 한 빼어난 기생이 길선주 목사를 잡겠다고 나섰다. “내가 꼭 길선주 목사님을 서방님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 기생은 그때부터 장대현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새벽기도회에도 빠짐없이 출석하여 진실한 교인처럼 보이고 마침내 길선주 목사의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어느 날 저녁 길선주 목사는 그 기생의 식사에 초대되었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믿고 초대에 응한 길선주 목사 어스름한 고요한 저녁에 혼자서 찾아간 길선주 목사 목사라지만 보통사람과 꼭 같은 피 끓는 젊은이 버선발로 뛰쳐나와 맞는 기생 따라 방에 들어선 길목사 아무도 없는 신랑 방 같이 곱게 꾸민 아늑한 방에서는 잔치 상 같이 잘 차린 밥상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고 목사가 안 마시는 술병도 보이는 푸짐한 밥상 가까이에는 비단 이부자리가 깔린 머리맡에 원앙침(鴛鴦枕)이 하나 잔치가 끝나면 곧장 이부자리로 들어간다는 예정된 코스 모든 것을 알아차린 눈먼 장님이 아닌 길선주 목사 갑자기 누워서 딩굴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길선주 목사 아이구 사람 살려 ~~ 길선주 살려~~ 나 죽는 다~아~~ 길거리까지 울려 퍼져 나간 다급한 구명(求命)의 절규 길목사를 서방님으로 모시려던 그 기생은 기절을 하고 길목사는 길거리를 지나가던 행인들에게 구출되어 9사1일생으로 무사히 교회로 돌아오고 부터는 평양기생들이 예수쟁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길선주 목사를 정말 존경하는 참한 기생들은 기생 아주 그만두고 많이 예수를 믿게 되었단다.